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지만 투자 종목 선택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7115억원)였다. 이어 ▲현대차(2567억원) ▲카카오(2207억원) ▲삼성SDI(1880억원) ▲셀트리온(1787억원) 순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한 이유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12월30일 5만32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만큼 반등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8일부터 열린 CES 2025에서 GPU 신제품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삼성전자의 그래픽용 D램을 사용한다고 발표한 점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오남역 서희스타힐스 여의재 반도체 수요 확대 전망조 개인 투자자들의 반도체주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용 GPU 생산 원가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올해 AI 대응 능력이 기업 실적과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에서도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를 선호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 필수재인 HBM 분야에서 강자로 꼽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3조4673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40%에 상당하는 사업이 올해 100% 이상 성장할 예정이며 내년 물량마저 확정된다는 것은 전사 생산 설비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의 HBM 주도권은 올해에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외에도 조선·해운, 방산, 원자력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다. 조선·해운 업종에서는 ▲한화오션(2347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581억원) ▲한화엔진(454억원) ▲현대글로비스(245억원) ▲HD현대인프라코어(122억원) 등을 매수했다. 방산 업종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72억원) ▲현대로템(528억원) 등, 원자력 업종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1418억) 등을 담았다.
▲조선·해운 ▲방산 ▲원자력 등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표적인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식 취임 전부터 한국과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국 해군 재건 계획에서 동맹국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 증가도 원자력주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귀환을 고려하고 있다"며 "기업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와 정치 리스크 완화 가능성 등도 외국인 투자 유입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